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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신공장 이전 완료, 산업용 로봇 부문 “성과 가시화”

글로벌 메이커들이 포진한 다관절로봇 분야에서 국산 브랜드가 제품화 및 양산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기술과 노하우에 규모의 경제까지 실현한 기성 로봇 제품들과 경쟁하며 여기에 익숙해진 로봇 엔지니어들을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산 다관절로봇 제조사들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길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 가령, 지난 2019년 공식적으로 6축 다관절로봇 ‘제로(ZERO)’를 런칭한 (주)제우스(이하 제우스)처럼 말이다.

제우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로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바이오 등 소형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제로에 대한 레퍼런스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에반하다’의 무인 시스템 ‘에피소드 마르코(EPISODE MARCO)’에 로봇 공급을 시작하면서 F&B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초 화성시 2,5000평 대지에 지어진 제우스의 신공장은 로봇사업에 더욱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그간 파주와 용인, 안산에서 각각 운영해오던 4개 공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한편 대대적인 조직 문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기업 혁신에 나섰다.

 

 

화성 신공장 준공. 로봇사업 ‘탄력!’
제우스는 화성 신공장 준공으로 공간적인 통폐합을 실현, 더 넓은 제조 현장과 빠른 의사 결정, 부서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의 이점을 얻게 됐다. 또한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위해 직급 체계를 새롭게 개편하고, 구성원 간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사무동 3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주니어 보드(Junior Board, 젊은 실무자들로 구성된 중역 회의)가 운영된다. 요컨대 누구나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 밖에 직장 이전으로 인해 출·퇴근에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임·직원들을 위해 병점역과 수원역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의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번 화성 신공장으로 인해 로봇사업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우스 FA사업부 ABD BU의 황재익 BU담당은 “이전에는 공간 부족으로 연구와 생산이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으나, 이번 신공장 이전으로 개발과 테스트, 생산이 독립적으로 이뤄지게 됐다”라며 “또한 생산 능력 측면에서도 진정한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 현재 연간 1,000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확대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한국형 소형 6축 다관절로봇
제우스가 발표한 첫 번째 제로 라인업은 6축 다관절로봇 ‘ZRA’ 모델이다. 처음 ZRA가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협동로봇을 떠올렸지만 이 로봇은 본질적으로 협동로봇과 궤를 달리 한다. 5/7㎏의 페이로드를 지닌 총 4개의 시리즈로 출시된 이 로봇은 협동로봇만큼 콤팩트하고 가볍지만 산업용 로봇의 속도와 정밀성, 내구성을 구현했다. 엔드유저 공급가격 기준 1천만 원 대의 이 로봇은 모 대기업의 특정 공정 테스트에서 글로벌 로봇 메이커의 소형 기종과도 견주는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패스-스루(Pass-through)라는 독특한 옵션은 제우스의 차별화된 특징이다. 장비의 내부와 같이 협소한 공간에 로봇을 설치해야 할 때 이 기능은 특히 빛을 발한다. 패스-스루 타입 ZRA는 첫 번째 암이 두 번째 암보다 짧은 형태로 설계돼 있다. 이 같은 디자인은 로봇을 기준으로 전·후방의 두 지점을 이동할 때 베이스부의 회전 없이 첫 번째 암이 직선으로 전·후방을 왕복할 수 있어 공간적인 이점과 더불어 공정 택 타임을 단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슈로 떠오르는 바리스타로봇에서도 적합하다. 로봇을 박스 내부로 빌트인하는 바리스타로봇에 있어 핵심 요소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소자본 창업자들이 주를 이루는 프랜차이즈 시장에 적합하도록 도입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좁은 공간에서 로봇이 원활하게 가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패스-스루 타입 ZRA는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준다.

황재익 BU담당은 “콤팩트하고 경량화된 제로 라인업은 특히 설비 내부에 탑재됐을 때 굉장히 높은 효율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설비 내부에서 이적재나 검사 작업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바리스타로봇과 같은 F&B 시장에서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우스는 제로 런칭 2년 만에 자동차와 전기·전자, 바이오, F&B 등 국내 주요 산업 분야에 폭 넓게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횡전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스카라로봇 & 델타로봇까지 라인업 확대
올해 제우스는 제로 라인업에 스카라로봇 ‘ZRB’ 시리즈와 델타로봇 ‘ZRC’ 시리즈를 추가하면서 소형 픽 앤 플레이스 작업에 적합한 로봇 라인업을 완성했다.
스카라로봇 ZRB 시리즈는 암 리치 기준 총 3가지 모델(400/525/650)로 구성되며, ±0.01㎜/0.01deg의 반복 정밀도를 자랑한다. Z축 모듈의 스크루와 모터를 직결 구조로 설계해 벨트의 사용을 최소화했고, 기본 모델 기준 ISO Class5 수준의 클린룸 레벨을 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우스는 별도의 옵션으로 추가적인 파티클 방지 부품을 추가한 더 높은 클린룸 사양의 모델도 제공한다.

또한 델타로봇 ZRC 시리즈는 제로 라인업의 소형, 경량화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시리즈로 볼 수 있다. 천장에 설치되는 델타로봇은 형태의 특성 상 별도의 설치 구조물이 요구되는데, 이로 인해 넓은 공간이 요구될 뿐더러 무거운 프레임으로 인해 설치나 이동이 쉽지 않았다. 반면 플라스틱 오일리스 베어링을 사용해 경량화/소형화에 성공한 ZRC 시리즈의 무게는 단 17㎏에 불과하며, 설치 구조물을 포함해도 총 무게가 30㎏을 넘지 않는다. 이 같은 콘셉트의 델타로봇은 특히 화장품이나 바이오 등 소형 제품의 고속 픽 앤 플레이스 공정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합하다.

한편 제우스가 첫 모델 출시 이후 비교적 빠른 기간에 로봇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로의 관절 컴포넌트가 모듈 타입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제로 라인업의 이러한 특징은 고객사 요청에 따른 맞춤형 사양의 로봇 제공에도 유리하다. 제우스는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해 2축에서 5축까지의 다양한 축수와 페이로드에 대한 로봇 커스터마이징에 대응하고 있으며 여러 대기업의 중요 공정에서 실적도 쌓아가고 있다.

한편 황재익 BU담당은 “올해 반도체, 바이오, F&B 등 신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고, 맞춤형 로봇 공급 비즈니스 또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후 사출, 전기·전자, 화장품 등 소형 로봇 애플리케이션이 요구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